Problems in the second reunion of separated families

[사설] 2차 상봉에 나타난 문제들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발언 파동 등으로 예정보다 한달 가량 늦게
성사된 제2차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여러 문제들을 노출 시켰다.

  1차   상봉때 보다 `정치적 선전`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모습이 상봉장 곳
곳에서 보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북측 이산가족들의 칭송과 체제
선전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김 위원장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동진호 갑판장이었던 아들이 남쪽에서 간 어머니를 만난 것도 다분히`정
치적`이다.  갑판장이었던 아들은 북측 기자회견에서   "납치는 날조"라며
"우리는 38선을 넘어 (북한) 경비함에 단속됐다"며 "공화국에 들어와 무상
으로 공부하고 무상으로 치료하는 곳에 영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것이
그렇다.

  지금껏  동진호는 `납북`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는데 북측
은  12명의 납북자 중 한명을 내세워 우리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고, 이것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사업을 정치 쟁점으로 변질시
킬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북측이  조선일보의 일부 보도를 문제삼아 사과를 요구하며 평양 공동취
재단의   일원인 조선일보 사진기자를 3시간 동안 억류하고 필름을 압수한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즉  북한측은 조선일보 12월1일자 4면에 실린 ``김정일 장군` 호칭 잦아,
南가족   머쓱` 이란 기사를 문제삼아 조선일보 사진기자를 빈 호텔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연락관 등 10여명이 사과하라고 윽박지르며 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대부분 지우고 필름 한통은 압수했다는 것.

  북측   연락관은 1.조선일보가 사과 하거나 2.남측연락관이 이런 보도가
나가게  된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 3.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이산가족 상봉
이 어려워진다며 사과를 요구 했으나 남측 연락관이 "절대 사과할 수 없다.
무엇때문에 사과 하느냐"며 거절했다.

  남측 이산가족의 평양 출발이 3시간 가량 늦어진 것은 당초 알려졌던 안
개 때문이 아니라 이 때문이었음이 뒤늦게 확인됐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장인 장재언 북적 중앙위원장의 장충식 한적총재
비난발언도   정도가 지나쳤다. 장 위원장이 "장 총재의 몰골이 가련하다.
장 총재는 죄에 죽고 올바르게 재생해야 한다"는 말까지 한 것은 무례하고
오만한 행동이다.

  이같은 북측의 행태는 남북 정상회담의 정신에 위배 되는 것 일 뿐 아니
라  관계개선에 결정적 장애가 된다. 정부는 북측의 원칙에 어긋나고 합의
를 무시하는 언행에 대해 쉬쉬 덮으려만 할 것이 아니라 따질 것은 따지는
당당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북한의 눈치를 살피고 끌려만 가는 대북정책
에는 국민이 더 이상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2000.12.04.   영남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