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6·25 전쟁 발발 61돌. 전쟁 당시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납북자의 가족들은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아픔입니다.

반세기 넘게 애를 태워온 이산가족들은 혈육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두 살배기 막내딸이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긴 할머니가 됐습니다.

남기고 간 몇 장의 사진이 바랠수록 그리움은 더 깊어집니다.

[인터뷰:이성의, 납북자 딸]
"생이별한 지 6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버지 소식을 알지 못해 저희는 애를 태웁니다."

전쟁발발 직후 변호사라는 이유로 반동분자로 몰린 뒤 서대문형무소에 갇혔던 아버지.

북으로 끌려가며 넘었을 미아리고개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몸져누운 어머니와 풍비박산 난 가계, 그만큼 아버지의 빈자리는 컸습니다.

[인터뷰:이성의, 납북자 딸]
"어떻게 사시다가 가셨는지, 아니면 어떻게 사셨는지 그런 족적이라도 알고 싶고..."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납치해 간 우리 국민은 줄잡아 10만여 명.

법조인과 관료, 금융인 등 사회 주요 부문의 지식인 계층이 상당수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추정치 일뿐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6·25전쟁 납북진상규명특별법'이 제정돼 진상 조사를 위한 계기가 마련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인터뷰:박선영,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올해부터 위원회가 결성돼 신고를 받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전시에 민간인을 납치한 것은 제네바협약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려야 합니다."

북한은 전쟁 당시 우리 국민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납북자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문제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인데, 가족들은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항태, 납북자 아내]
"걱정 마세요. 여기 왔습니다. 당신의 김재봉. 이렇게 썼어. 당신의 남편 김재봉. 이만한 쪽지 하나만 받았어..."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