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25전쟁 중 북한으로 끌려간 민간인 55명을 전시 납북피해자로 공식 인정했다. 그동안 국군포로나 전후 납북자는 인정받았지만 전쟁 중 민간인 납북자의 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는 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심사를 거쳐 55명을 전시 납북피해자로 공식 인정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전국 228개 시·군·구에서 납북피해 신고를 받은 이래 첫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번에 전시납북자로 인정된 55명은 제헌국회 김상덕 의원 등을 포함한 정치인 6명과 공무원, 법조인, 학생, 농민 등으로 다양하다. 부부도 있고 거주지로는 서울 29명, 충북 8명, 강원 7명, 경북 6명 순이다. 남성은 54명, 여성은 1명이다. 국군포로나 전후 납북자와 달리 전시 민간인 납북자 결정은 보상이 아니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목적이 있다. 정부는 앞으로 기념관 건립과 추모사업 지원을 검토 중이다. 또 생사 확인과 이산가족 상봉 및 서신 교환, 유해 송환 등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북한이 납북자 존재를 부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위원회는 2013년 12월 말까지 전국 시·군·구와 재외공관을 통해 납북피해 신고를 받아 심사, 결정하고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뒤 공표할 예정이다./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