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한국전 당시 납북된 민간인 피랍자와 국군포로의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하원은 14일(한국시각)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전 전쟁포로와 실종자, 납북자 송환촉구 결의안(H.Res 376)를 구두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전문과 6개항으로 구성된 결의안은 "한국전 참전 국군포로와 민간인 납북자들이 여전히 북한에 생존해 송환을 바라고 있다"고 밝힌 뒤 "미군과 국군포로가 있다면 헤어진 가족들에게 송환해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했다.

또한 "북한은 10만명에 이르는 민간인 납치를 인정하고 그들의 실상을 공개해야 한다"며 "이들도 역시 송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의안은 "미군포로와 실종자들이 북한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볼 것"을 미국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한미 공동으로 미군포로와 실종자들에 대한 탐문조사를 실시할 것"도 권고했다.

이날 결의안 처리는 통상적인 심의절차 대신 신속한 처리절차인 'suspension of the rule'이 적용됐다. 이 절차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안건에 대해 '심사숙고'를 우선으로 하는 통상적인 의사규칙을 배제해 안건을 최대한 빨리 심의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절차가 적요되면 토론시간은 40분으로 제한되고 안건에 대한 수정도 요구할 수 없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전 참전군인인 찰스 랭글(민주) 의원이 발의했으며 민주당 의원 37명, 공화당 의원 20명이 공동 발의자로 나섰다.

랭글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지도 위에 남북간의 선을 그을 수는 있지만 사람 사이에 선을 그을 수는 없다"며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족들에게 돌려보낼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한국전 당시 민간인 납북자 송환문제를 향후 국제무대에서 논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의안은 상원이나 행정부로 이송되지 않고 하원에서 자체적으로 처리되는 '단순 결의안'이어서 구속력은 없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