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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62년 기다린 아버지… 70세 딸은 마른 눈물만
이름: 관리자
2012-07-04 10:33:41  |  조회: 3323


“아버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 참석한 강미자(70·여)씨가 손수건으로 연신 눈가를 찍어누르며 말했다. 그의 아버지 강기형씨는 6·25전쟁 당시 납북됐다. 강씨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오늘은 무얼 배웠느냐, 이 글자가 무슨 글자인지 아느냐’고 물어보시던 아버지가 그립다”면서 “세 살짜리 동생을 등에 업고 날마다 아버지를 기다렸었다”고 말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2년째를 맞았지만 납북자 가족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물론이고 연좌제에 걸려 또다시 상처를 입은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들이다.

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한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이날 행사에는 500명의 납북자 가족이 함께했다. 단상에 마련된 납북자 가족 사진에 헌화할 때 행사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고 손자의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줄은 끝없이 이어졌고 단상을 내려오는 가족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진 속 아버지와 오빠를 쓰다듬느라 단상에서 차마 내려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네 살 때 아버지가 납북된 남성택(66)씨는 “연좌제 때문에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했고 시도 때도 없이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으로서 아버지께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다”면서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명예회복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6·25전쟁납북자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납북피해자는 10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6월 현재 전쟁 납북자로 공식 인정된 사람은 743명에 불과하다./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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