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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데이](9/3/2018)“‘납북자’를 ‘실종자’로 바꾸려는 법 개정 반대” 국내·외 인권단
이름: 김성훈기자
2018-09-17 12:32:05  |  조회: 924

“‘납북자’를 ‘실종자’로 바꾸려는 법 개정 반대” 국내·외 인권단체 유엔에 호소

“북한이 저지른 민간인 납치에서 유래된 ‘납북자’란 용어 재정의 될 것이고, 피해자 가족들의 정의실현과 진실규명에 어려움 초래할 것”


‘납북자’를 ‘실종자’로 변경하는 개정 법안이 발의 돼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국내·외 7개국 12개 인권단체 및 납치·강제실종피해 단체가 유엔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에는 유엔의 긴급우려 표명과 한국 정부에 입장을 질의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8월 13일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은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주 내용은 ‘전시 납북자’, ‘전후 납북자’라는 용어를 ‘실종자’로 변경하자는 것이며, 제안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납북자’라는 표현은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단어로, 실제 장관급 회담 등 실무회담에서는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이라는 식으로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

이에 ‘납북자’의 표현을 ‘실종자’로 변경함으로써 법률상의 용어로 인한 남북관계에서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임(안 제1조 등).>

청원서 제출에 동참한 단체들은 “만약 이러한 개정안들이 국회에서 채택될 경우, 북한 정부가 저지른 민간인 납치에서 유래된 ‘납북자’라는 용어가 재정의 될 것이고, 이는 피해자 가족들의 정의실현과 진실규명을 추구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에 북한인권시민연합,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국내외 NGO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유엔에 청원서를 전달했다”고 청원 사유를 밝혔다.

다음은 유엔에 제출한 청원서 全文.

서울, 2018년 8월 28일

Ms. Signe Poulsen 유엔 인권사무소(서울) 대표,

Mr. Tomas Ojea Quintana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Mr. Bernard Duhaime 유엔 강제적ㆍ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 의장,

Mr. Fabian Salvioli 유엔 진실ㆍ정의ㆍ배상ㆍ재발방지 특별보고관

폴슨 사무소장, 킨타나 특별보고관, 듀하임 의장, 살비올리 특별보고관 귀하,

본 청원서에 공동서명한 단체들은 2018년 8월 13일 12명의 대한민국(남한)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6·25납북자법)” 개정 발의안 14846호 및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전후납북자법)” 개정 발의안 14847호와 관련하여 귀하의 긴급한 주의를 요청합니다. 제출된 개정안들은 한국전쟁 기간과 그 이후 시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가 저지른 남한 민간인 납치에서 유래된 '납북자'라는 용어를 없애고, '실종자'로 대체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정안들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채택될 경우, 법률로 납북자에 대한 재정의가 이루어질 것이고, 남한 피해가족들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와 북한인권 침해 책임규명 유엔 독립전문가그룹의 권고[1]에도 언급된 정의실현과 진실규명을 앞으로 추구하는 데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입니다.

본 서명 단체들은 귀하께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장,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의견서한을 보내어 해당 법률 개정안들이 그동안 채택되어온 납치 및 강제실종 범죄 관련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는 것임을 상기시켜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납치 및 강제실종은 대한민국 국회가 이미 비준한 국제협약(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에도 범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개정안들의 입법 취지 역시 납치를 북한이 자행한 반인도범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보고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와 같은 국제사회의 견해와도 상반됩니다. 어떠한 국제인권문서에서도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들을 “실종자”라는 법적 개념으로 분류한 적은 없습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강제실종은 국제범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의된 개정안들은 “전시납북자”와 “납북자”를 각각 “전시실종자”와 “전후실종자”로 고치는 법적 명칭 변경을 시도함으로써 국제인권기준에 배치되는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실종자”라는 용어는 명백히 납북자를 포괄하기 위해 정의된 용어가 아닙니다.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유를 설명하는 제안사유에서 “‘납북자’라는 표현이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고, 더 나아가 “남북 관계에서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정 발의안 14846호를 통해서도 남북간 실제 장관급 회담 등 실무회담에서는 우회적인 다른 표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외교 협상은 성질이 다른 문제이고 관련회담 중 다른 용어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 측에서 특별히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면 국내법 개정 필요성 주장을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개정안의 입법취지가 법률용어를 변경함으로써 납치 책임을 면책하려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접근은 “평화와 정의는 본질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것임을 인식하고, 인권과 책임규명 문제를 한반도의 정치과정에 확고히 담아야 한다”[2]고 제시한 북한인권 침해 책임규명 유엔 독립전문가그룹의 권고와도 상반되는 것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고귀한 명분인 것처럼, 국제범죄 책임을 규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고 고귀한 일인데, 책임의 면책을 추구한다면 앞으로 납북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과 함께 적절히 해결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하는 부적절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정안은 북한이 이미 비준하였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여러 국제인권규범들에 북한이 합류하도록 견인하기보다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ㆍ국내적 접근기준을 낮추려는 시도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보고서에서 강조한 것처럼 “강제실종은 사라진 모든 사람들의 운명과 행방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되는 범죄”[3]입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한국전쟁 기간(약 8만 건~10만 건 추산)과 전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범죄를 기술하였고,[4] 전후 납북자 중 516명의 사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피해들에 대해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은 계속 사례보고와 진정서를 받고 있습니다. 실무그룹 앞으로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현재까지 74건의 전후납북사례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150건의 전시납북사례를 보고하였고, 진정의 대부분은 북한에 전달되었습니다.

이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은 1차로 북한의 납치로 인한 아픔과 상실의 피해를 받았고, 그리고 2차로 북에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낙인과 남한 당국의 감시를 받아 이미 두 번 피해를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남한의 정책들은 많은 납북자와 피해자들이 정의구현과 진실규명을 추구하는 것을 저해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개정안들은 피해자들이 겪은 일들이 국제법과 국내법상 범죄피해임을 공인함으로써 어렵게 쟁취해온 피해자 보호 노력을 후퇴시키는 시도이고, 피해자들에게 또 한 차례의 3차 피해를 가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Advocacy Forum (Nepal)

Asian Federation Against Involuntary Disappearances (Philippines)

Citizens’ Alliance for North Korean Human Rights (Republic of Korea) / 북한인권시민연합

Conflict Victims' Society for Justice (Nepal)

Defence of Human Rights (Pakistan)

Families of Victims of Involuntary Disappearance (Philippines)

HAK Association (Timor-Leste)

KontraS (Indonesia)

Korean War Abductees’ Family Union (Republic of Korea) /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ODHIKAR (Bangladesh)

Transitional Justice Working Group (Republic of Korea)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1969 KAL Abductees Families Association (Republic of Korea) /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1] Following the UN COI for DPRK findings, the experts addressed the concern that many Korean victims “underscored the importance of receiving acknowledgment and recognition of the wrongs done and the suffering caused to them.“ Report of the Group of Independent Experts on Accountability, February 24, 2017, A/HRC/34/66/Add.1, para. 24.

[2] Report of the Group of Independent Experts on Accountability, February 24, 2017, para. 83b.

[3]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9 March 2018, A/HRC/37/69, para. 20.

[4] Report of the detailed findings of the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7 February 2014, A/HRC/25/CRP.1, para. 849 and para.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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