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에 싹트는 `北인권` 관심  
그동안 일부 북한 인권단체들의 전유물로 통하던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가 사회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에서도 조심스럽게 싹트고 있다. 

민노당 정책이론지 < 이론과 실천 >은 지난해 12월호에 영남대 법대 조교수 정태욱씨의 「인권을 위해 북한과 대화하기」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정씨는 이 글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는 양날의 칼과 같은 위험성을 지닌 문제`라며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한편으로 인권의 강조는 궁지에 몰려 있는 북한에 대하여 가혹한 추궁이 되어 미국과 남한의 강경보수파들의 정치공세를 부추기는 일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접어두고 평화와 통일만을 얘기하는 것은 다수의 북한 주민들의 궁핍과 부자유를 방관하고 북한 체제의 비민주성을 옹호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것. 

`평화`나 `통일`과 `인권`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하는 이들의 고민을 함축하고 있는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씨는 미국식 `인권외교` 대신 유럽식 `인권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식 `인권대화`의 정신은 `평등과 상호존중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단 북한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고 인권대화를 통해 우리의 인권 현실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씨의 원론적인 지적만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 

최근 민노당 당원인 진중권씨는 이 당의 인터넷 홈페이지(www.kdlp.org)에 올린 글에서 `당내에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없다`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얘기나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밝혔다. 

또 민노당 인권위원회에서 일하는 공태윤씨는 `진씨 글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이있게 고민해보지 못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당명을 바꾸면서 `반자본주의 반조선노동당`을 내건 사회당은 이 문제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이긴 하지만 간헐적으로 북한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싣거나 성명.논평을 내보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사회당의 전신인 청년진보당은 지난해 6월 장길수군 일가족이 중국에서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며 농성을 벌일 때 `정부는 중국이 더이상 탈북 주민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루는 기구가 당내에 없는 것은 민노당과 마찬가지다. 

사회당 이자영 부대변인은 `진보정당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입장은 뚜렷하지만 아직 그 문제까지 다룰 만한 역량이 없다`며 `사안에 따라서 성명이나 논평을 꾸준히 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연합 

 
2002-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