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글

⊙수신 : 스페인 000총리 귀중
⊙제목 : 주중 스페인대사관 25인 탈북난민 관련 감사의 글

25명의 탈북난민들이 주중 스페인 대사관에서 지난 18일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함에 대하여, 이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수많은 NGO단체와 국민들을 대신하여 귀국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999년 12월 중국과 러시아 국경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었던 7인 탈북난민사건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고, 2001년 6월 길수가족이 UNHCR 중국사무실을 통하여 가까스로 한국으로 들어온 뒤 수많은 탈북난민들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되었던 아픈 현실을 경험한 우리는, 거듭된 체포와 박해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스페인대사관으로 들어간 이들 25인 탈북난민들이 다시금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을까 깊이 우려하였지만, 생명과 인권을 사랑하는 귀 정부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25인의 귀중한 생명과 인권을 온전히 지킬 수 있었던 사실은 크나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탈북난민들이 밀입국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강제 송환되면, 북한정권은 이들을 조국배반자라는 이유로 공개처형하거나 죽음의 정치범수용소로 끌고 간다는 것이 탈북난민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유를 위하여 국경을 건널 수밖에 없었던 탈북난민들에게 조국배반자라는 무거운 정치범의 멍에를 씌워 동물과 같은 박해와 탄압을 자행하는 북한정권의 공포정치에 대하여 우리는 참으로 절망과 분노를 느낍니다.

또한 탈북난민들이 강제 송환되면 박해와 처형을 당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951년 난민협약이 정한 난민으로서의 보호를 겁하고 있는 중국정부의 태도에 대하여도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에 세계적 축제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 보다 전향적인 인권옹호 정책이 수립되고, 중국 헌법 32조에 정한 난민보호의 정신에 따라 중국 각지의 수많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귀 정부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또한 귀 정부 및 국민들께서 탈북난민들이 처한 절망을 깊이 이해하시고, 생명을 사랑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들에게 따뜻한 보호의 손길과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번의 사건이 비록 난민지위의 획득이라는 목적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기아와 공포속에 신음하고 있는 탈북동포에게 기울여 주신 크신 사랑과 애정에 대하여 귀하신 은혜로 간직하겠으며, 저희 대한민국과 스페인 양국이 이를 계기로 더욱 돈독한 선린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스페인 국민 모두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리며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02.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