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묵은 서러움’ 전시납북자 항소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58원’ 손해배상 항소 제기…생사확인·명예회복 등 요구

2008-03-06 13:02:04

6·25전쟁 납북자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1인당 58원씩 870원을 배상하라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협의회) 회원 15명은 5일 서울중앙지법을 방문해, “국가는 지난 58년간 고통을 당했던 전시납북자 가족들에게 1년에 1원씩 총 58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항소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1월 17일 우리 정부의 ‘자국민 보호의무’ 위반으로 직계 존비속들이 북한에 납치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7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58원’ 항소는 납북된 지 58년이 지났다는 의미에서 원고 15명이 각각 1년에 1원씩 계산해 책정한 것이다. 돈이나 기타 물질적 보상보다 가족의 생사확인 및 상봉, 유해송환, 명예회복이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현재 파악되고 있는 전시납북자 수는 1952년 정부가 발행한 대한민국 통계연감에 따르면 전시 납북자 수는 8만2959명에 이른다. 협의회측에서는 전시납북자 수를 최소 9만에서 최대 12만까지 보고 있다. 협의회에서는 전시납북자의 진상 규명과 함께 실태조사, 관련법 입법 등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한편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래니 판사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 등 15명이 “정부가 납북자 생사 확인 및 송환을 게을리 했고 납북자에 대한 정당한 예우를 하지 않은 만큼 총 1억2천500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지난달 12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국가)가 납북자 귀환 문제를 공식 제기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는 않았지만 평화통일의 궁극적 목표와 납북자 문제 제기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북한의 신경질적 반응을 감안, 보다 큰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납북자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나온 결과”라고 밝혔다.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