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원 이광수, 납북 전 전향 거부하고 절필”
이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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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차녀 이정화씨 “몽양과 친했지만 사상 자율적”

소설가 춘원 이광수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납북되기 전 공산당으로 전향하기를 종용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절필한 것으로 확인됐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8일 발간한 한국전쟁납북사건 사료집에 따르면, 춘원의 차녀 이정화씨(74)는 “(1950년) 7월12일 피랍 전부터 인민군들이 와서 자수하라고 했다”고 구술 증언했다.

이씨는 “아버님이 여운형씨 같은 분들과 친한 사이긴 했지만 자율적인 사상을 갖고 계셨다”며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에 협조를 하니 (북한 측이 자신들에게) 자수를 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춘원이 인민군으로부터 여러가지 회유를 받았지만 “6·25 전쟁이 난 후에는 아무것도 안 쓰셨다”고 전했다.

이씨는 춘원의 납북 상황에 대해 “아주 젊은 인민군 3명 정도가 와서 자수를 하라면서 그 길로 트럭에 태워 종로경찰서로 연행했다. 언니 말로는 그때 겨우 17살 정도밖에 안되는 군인에게 어머니가 막 큰절을 하면서 ‘잡아가지 마세요’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춘원은 피랍된 1950년 7월 평양으로 압송돼 그해 10월25일 강계 만포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자강도) 강계 쪽으로 가는데, 한창 추울 때라 아버님의 팔다리가 다 얼고 더 이상 걸으실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같은 작가 출신인 북한의) 홍명희 부수상한테 편지를 써 인민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돌아가셨다”고 증언했다.

<이고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