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민간인 납북도 유엔서 조사를"
이하원 기자

입력 : 2013.03.11 03:02
국제인권단체 "전쟁범죄 해당"
"신설될 유엔北조사위서 맡아야"

이르면 이달 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설될 북한 정권의 반(反)인도적 범죄 조사위원회(COI·Commission of Inquiry)에서 6·25전쟁 당시의 민간인 납북 범죄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유엔 워치(UN watch)'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부설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은 11일(현지 시각) 제네바에서 6·25전쟁 당시 북한의 민간인 납북 범죄에 대한 유엔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은 "휴전 60년을 맞아 지금까지 전시(戰時) 민간인 납치 피해에 대한 논의가 일절 없었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남과 북이 평화협정을 서둘러 맺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6·25전쟁 당시 민간인 납치 피해 등의 문제 해결 없이 진정한 평화란 있을 수 없기에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진상 규명과 정의 실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1953년도 통계연감에 따르면 6·25전쟁 중에 총 8만4532명이 납북됐다.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이 1950년 10월 15일을 기준으로 작성한 653명의 납북자 명부도 공개됐다. 북한의 6·25 당시 민간인 납북은 전쟁 중 민간인 납치를 '전쟁범죄'로 규정한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이다.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의 김미영 연구실장은 "전쟁범죄의 제1책임은 북한에 있지만 휴전협상 당시 민간인 납북자 문제 협상은 전적으로 실패로 끝났다는 점에서 유엔사령부 측에도 책임이 있다"며 "신설되는 북한 COI에 이 문제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마르주끼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1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된 연례보고서를 발표한다. 다루스만 보고관의 이번 보고서에는 '1950~1953년 6·25전쟁 기간 중 매우 많은 수의 강제적 실종자들이 있었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1969년 북한의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사건에 대한 기술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