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to Prime Minister Koizumi

고이즈미 총리께 드리는 서한

이미일 이사장은 지난 9월 15일 일본을 방문하여 16일 본회에서 고이즈미총리께 드리는 서한을 요꼬다 메구미 부모님께서 일본 부관방장관에게 전달하여 주셨습니다. 감사와 함께 북한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요꼬다 메구미의 사망통보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서한내용을 자료로 올립니다. 

존경하는 小泉 총리님 귀하

  오는 9월 17일 小泉 총리님께서 북한을 방문하실 때 우선적으로 요꼬다 메구미를 비롯한 11명의 피랍 일본인 문제를 북한에 제기하신다는 보도를 보고, 저는 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한국 납치 피해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마치 제 문제가 제기되는 것처럼 너무나 기뻤습니다.  총리님의 훌륭하신 결단에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신뢰하게 되어, 한국전쟁 중에 납치되어 북으로 끌려간 우리 가족들의 시급한 생사확인을 앞당기고자 감히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모자녀, 형제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로 인해 강제로 떨어져 생사도 모른채 산다는 것은 참으로 극심한 고통의 나날입니다. 저의 아버지도 한국전쟁 중인 1950년 9월 4일 북한정치보위부요원에게 납북되어간 후 생사조차도 모르지만, 아직도 80세가 된 어머니는 한결같이 기다리며 아버지가 납치되어 간 그 곳을 지키고 계십니다. 현재 저와 같은 아픔과 고통을 지닌 가족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한국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일본의 막강한 "피랍일본인 구출회"와도 연대를 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전쟁납북자는 1950년 전쟁기 김일성의 지령에 의해서 남한의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공무원, 학자, 예술인 등 유명인사들을 비롯하여 총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으로 납치되어 갔습니다.  그 후 아직까지 생사여부도 모른채 남북의 대립과 긴장이 지속되어 오던 중 최근에 남북 적십자사 총재 회담에서 북측이 먼저 전쟁통에 소식을 모르게 된 사람들의 생사확인을 해 보자는 제의를 해 왔기에 저희 전쟁납북자 가족들은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진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나 전쟁납북자들은 거의 다 작고하셨으리라 짐작되고, 남은 1세대 가족들도 노인이 다 되어서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소원인 피붙이의 생사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함 가운데 있습니다.  

  저회 한국전쟁납북자와 가족의 애절한 처지를 부디 헤아려 주시고, 이번 회담에서 국제적 인권 차원으로 진실되고도 속히 한국전쟁납북자의 생사확인이 실천될 수 있도록 총리님의 언급과 도움을 간청합니다.  

  무엇보다 총리님의 탁월하신 협상능력으로 피랍 일본인들이 암흑의 북한생활에서 놓여나 꿈에도 그리던 따뜻한 가족의 품안으로 돌아오는 역사적인 회담 성과를 거두시어 우리 모든 피납치자 가족들에게 벅찬 기쁨과 희망을 주시기를 고대하며 피랍 일본인들의 무사귀환과 총리님의 건승하심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2.    9.    16
                 사단법인 한국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  사  장      이    미   일 배 상